코로나19 기간 홍역 접종 감소한 탓지난해 유럽에서 홍역 환자가 45배 증가하는 등 전 세계에 '홍역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에 방역 당국은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 감시에 나섰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최근 병·의원에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설 명절 연휴 해외여행 증가, 개학 등을 고려해 홍역 의심 환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질병청은 환자 진료 시 문진으로 해외여행 여부를 확인하고, 해외에서 들어온 환자가 발진이나 발열이 있다면 홍역을 의심해 진단검사를 실시해달라고 했다. 또 의심 환자를 진단검사한 후에는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해외 유입으로 인한 홍역 환자가 발생한 데 따라 선제적으로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이달 들어 해외에서 유입된 홍역 환자 1명이 발생했으며, 지난해 보고된 8명 모두 해외에서 유입됐다.
제2급 법정 감염병인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다. 감염되면 초기에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고열과 함께 얼굴에서 시작해서 온몸에 발진이 나타난다.
홍역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감염재생산지수(감염자 1명이 2차로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의 수)가 12~18에 달한다.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감염된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홍역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홍역 예방접종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고 있다. WHO에 따르면 지난해 보고된 유럽 지역의 홍역 감염 사례는 4만2200건으로 2022년(941건)의 45배에 달했다. 이들 중 지난해 1~10월 홍역으로 입원한 사람은 2만918명이었고 2개 국가에서는 홍역과 관련한 사망자 5명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