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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에서 온 故 이태석 신부 제자들, 전문의 시험 합격
BY 관리자2024.02.23 15: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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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전문의 ‘토마스 타반 아콧’
내과 전문의 ‘존 마옌 루벤’
“전임의 과정 후 남수단으로 돌아가 의료활동”

 


지난 2016년 부산백병원 임상실습과정 중 고(故)이태석 신부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 중인 제자들. 왼쪽부터 토마스 타반 아콧, 존 마옌 루벤. /인제대 백병원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봉사활동을 펼친 의사이자 성직자인 고(故) 이태석 신부의 남수단 두 제자가 한국 전문의 자격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토마스와 존 두 제자는 ‘힘든 일이 있어도 연연하지 말라’라는 이태석 신부의 가르침을 유념하며, 고향인 톤즈로 돌아가 신부님이 못다 펼치신 인술을 펼치고 싶다고 전했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의 인제대 백병원은 2024년 제67차 전문의 자격시험 결과 2727명의 신규 전문의가 배출됐으며, 합격자 중에는 이태석 신부의 제자인 토마스 타반 아콧(이하 토마스)과 존 마옌 루벤(이하 존)도 포함됐다고 23일 밝혔다.

두 제자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고 의학 공부를 통해 의사가 될 수 있었던 모든 것들이 이태석 신부님 덕분”이라며 “더불어 전공의 수련에 어려움 없이 임할 수 있게 도와준 인제대학교 백병원 교직원분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두 제자는 이태석 신부의 권유로 한국에서 의사가 되는 길을 걷게 됐다. 토마스와 존은 2009년 수단어린이장학회 도움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이들이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태석 신부는 대장암으로 숨졌다.

 


2006년 10월 당시 일시 귀국한 이태석 신부가 조선일보와 인터뷰하면서 기타를 조율하고 있다. /조선일보DB
두 제자는 의사가 돼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꿈과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공부에 매진해 지난 2012년 이태석 신부의 모교인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타국에서 어학과 의학을 함께 공부하느라 힘들었지만 인제대에서 전액 장학금으로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지원받으며 공부했고, 토마스와 존은 각각 83회와 84회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 의사가 됐다.

이후 인제대 부산백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마쳤다. 토마스는 인제대 상계백병원 외과, 존은 인제대 부산백병원 내과에서 레지던트로 수련받아 올해 전문의 시험에 합격했다. 이로써 남수단 톤즈는 외과와 내과 전문의 두 명을 얻게 됐다.

두 제자가 외과와 내과를 선택한 이유도 모두 남수단에서의 의료활동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고 한다. 남수단은 수년간의 내전을 겪은 후 많은 사람이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외과를 선택한 토마스는 “남수단에는 외과 의사 부족으로 간단한 급성 충수염이나 담낭염 등도 빨리 수술받지 못해 죽는 사람들이 많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외과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내과를 선택한 존도 “어릴 때부터 내전과 의사가 없는 환경 속에서 진료받지 못해 고통을 겪는 이들을 많이 봤다”며 “그중에는 말라리아, 결핵, 간염, 감염성 질환 등 내과 질환들이 대부분이라 내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토마스는 더 많은 수술을 배워 외과 의사의 경험을 쌓기 위해 인제대 상계백병원에서 전임의(펠로) 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존도 인제대 부산백병원에서 전임의 과정을 마친 뒤 남수단으로 돌아가 의료 활동과 함께 후배 의사를 양성하는 일을 할 계획이다. 전임의란 전문의 면허를 취득한 후 대형병원에서 1~2년간 전공분야에 대해 심화 공부를 하며 진료도 보는 의사다.

한편, 남수단의 돈 보스코로 불린 이태석 신부는 1987년 인제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됐다. 이후 살레시오회에 입회하여 사제의 길을 선택한 뒤 2001년 아프리카 남수단의 오지 톤즈로 건너가 병실 12개짜리 병원과 학교, 기숙사를 짓고 구호, 의료, 선교 활동을 이어가던 중 2010년 대장암으로 48세 나이로 선종했다.

 

허지윤 기자 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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