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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 재활할수록 좋아져…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BY 관리자2023.09.04 09: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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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 명의'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장선오 원장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장선오 원장/신지호 기자​

'가는 귀가 먹은 건 답도 없다'는 말이 있다. 잘 들리지 않는,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증상을 말하는 난청은 그만큼 치료가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말일 테다. 실제로 많은 난청 환자들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재활과정에서 좌절을 겪는다. 그러나 난청은 분명히 답이 있는 질환이다. 개인차는 있으나 제대로 치료하고, 꾸준히 재활하면 나아진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와 예전처럼 편하게 대화하는 일상을 되찾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난청 명의인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장선오 원장을 만나 일상 회복을 위한 난청의 치료와 재활에 대해 들어봤다.

-잘 들리지 않는 모든 상태를 난청이라고 하나?
난청은 귀 질환의 증상 중 하나다. 염증이 있어 진물 등 분비물이 나오는 이루, 외이도 벽이 헐어서 아픈 이통,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 귓속 평형상태가 깨져 생긴 어지럼증, 귀 내부 염증이 심해져 발생한 안면마비 등 다양한 귀 질환의 증상 중 하나에 속한다. 다만, 일반적으로는 조용한 말소리를 못 듣고 되묻는 것, 시끄러운 환경에서 대화가 잘되지 않는 것 등을 난청이라고 한다.

-난청도 종류가 있나?
난청을 원인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보자면 외이나 고막, 중이 등 소리 전달과정에 있는 전음기관에 문제가 생겨 청력이 손실되는 '전음성 난청'이 있다. 그보다 안에 있는 내이의 달팽이관 기능이 떨어지거나 대뇌피질 청각 중추에 이르는 청각전도로에 이상이 생겨 청력이 소실되는 '신경성 난청'이라고 한다.

선천성 여부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난청 상태로 태어나는 선천성 난청은 많지 않다. 1000명 중 1명 정도만 인공 달팽이관이라고 하는 인공 와우 이식이 필요한 심도 난청이다. 심도 난청은 가장 심한 난청의 가장 심한 단계를 말한다. 후천성 난청은 시끄러운 곳에 다녀오면 귀가 먹먹해지거나 대포소리나 큰 음악소리같은 갑작스런 소음에 노출되면서 소음외상을 입어 생긴다.

 


난청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중이염 등 전음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전음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 /신지호 기자

-난청의 유형에 따라 증상도 다른가?
전음성 난청은 전반적으로 청력이 떨어지는데 저음을 듣는 능력이 더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신경성 난청은 저음을 듣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남아있으나 고음을 듣는 기능이 저하된 상태가 더 많다. '아', '어' 등 모음은 저음이고 '쌀', '칼'과 같은 된소리 발음들은 고음이다.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는 건 주파수가 높은 고음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즉,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상대의 말을 놓친다는 건 고음이 잘 들리지 않는 신경성 난청일 가능성이, 전반적으로 소리 자체가 잘 안 들린단 건 저음에 문제가 있는 전음성 난처일 가능성이 크다.

-난청이 얼마나 심해야 본인이 문제를 느끼나? 
보통 고도 난청부터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때가 급격히 늘어난다. 난청의 중증도는 5단계로 구분을 한다. 경도, 중도, 중고도, 고도, 심도로 구분하는데, 심도에 가까울수록 소리가 귀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일이 많아진다.

하지만 난청은 증상이라기보단 결과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잘 듣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에서 격리되고, 치매가 생겨 사실상 격리·고립된 상태가 되어 자신이 난청이란 걸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기나?
난청의 원인은 다양하다. 중이염과 같은 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염증이 달팽이관을 망가뜨려 신경성 난청을 만들기도 하고, 크고 작은 소음에 노출돼 생기기도 하며, 이독성 약들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기전이 같다보니 신장에 안 좋은 약 중에 귀에도 안 좋은 약들이 많다. 나이도 원인이다. 70세 이상의 1/3, 80세 이상의 1/2이 청력에 문제가 있다. 난청은 퇴행성 변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전음성 난청은 사회가 발전하며 감소하는 추세고, 문제가 축적돼 발생하는 신경성 난청은 사회가 복잡해지고 고령화되면서 증가하고 있다. 선천적인 난청의 경우, 예전엔 잘 몰랐다가 신생아 난청 스크리닝이 생기면서 옛날보다 많이 발견되는 것처럼 보인다. 특정한 게 난청의 원인이라고 하긴 어렵다.

 


전음성 난청은 대부분 치료를 통해 청력 회복이 가능하나 신경성 난청은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재활이 필수다. /신지호 기자

-난청의 원인을 알고 있으면 완치가 가능한가?
전음성 난청은 시술, 수술로 치료해 완치할 수 있으나 신경성 난청은 어렵다. 신경성 난청은 기능의 문제고, 여러 문제 누적의 결과라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난청을 극복하긴 쉽지 않다. 치료가 가능한 건 전음성 난청뿐이다. 신경성 난청은 재활을 해야 한다.

전음성 난청의 치료는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귓구멍이 없으면 귓구멍을 만들어주고, 중이염이 있으면 환기관을 삽입해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 고막 내에 물이 찬 삼출성 중이염 때문에 전음성 난청이 생긴 환자를 예로 들면, 고막을 째고 환기관을 넣어 청력이 회복된다. 중이 내에 진주처럼 생긴 염증성 조직 덩어리가 생성돼 점차 커지면서 중이 주변의 구조물을 녹이고, 뇌막염이나 안면 마비 등의 합병증 유발하는 만성 진주종성 중이염도 치료하면 청력을 되살릴 수 있다.

물론 전음성 난청이라도 시술, 수술만으로 청력이 다 회복되는 건 아니다. 선천성 이소골 기형(폐쇄증) 난청은 수술하면 성공률이 90% 이상이긴 하나, 약 7000건의 귀 수술을 해본 경험을 볼 때, 그 외 전음성 난청은 약 65~70% 정도만 시술·수술로 회복이 된다. 나머지는 청력이 잘 회복되지 않는다. 추가 수술을 하면 조금 더 청력이 개선되기는 하나 난청이 완전히 해결되진 않는다. 수술 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청력은 보청기를 이용한 재활이 필요하다.


신경성 난청은 전음성 난청과 같은 치료법이 없다. 그래서 신경성 난청의 치료는 재활이라고 한다. 재활은 대부분 보청기를 이용해 진행한다. 양측 귀가 모두 고도 또는 심도 난청인 경우에는 인공와우 수술을 하기도 한다.

-신경성 난청은 보청기 재활로 청력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나?
보청기로 재활한다고 해서 청력이 개선되는 건 아니다. 보청기에 익숙해져 최적의 상태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익숙해지면 일상생활이 훨씬 나아진다. 난청 때문에 50%밖에 못 듣던 걸 보청기에 적응하면 80%까지 들을 수 있다.

재활 결과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전처럼 잘 듣고 싶고,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있어 열심히 재활을 하면 결과가 좋다. 그러나 어차피 혼자 지낼 때가 잦은데 재활이 무슨 의미가 있냐, 보청기는 시끄럽기만 하고 불편하다며 처방만 받아놓고 사용하지 않으면 난청은 나아지지 않는다.

보청기 사용이 불편한 건 사실이다. 소리가 크게 들리긴 하지만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들리진 않는다. '쌀'이라는 소리가 난청 환자들에겐 '달'이라고 들리는데, 보청기를 끼면 '달'이라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 식이다. 보청기를 착용하더라도 '쌀', '달', '칼', '갈'을 완벽하게 구분하긴 어렵다. 다행히 최근엔 보청기 기술의 발달로 ▲각 음역 별로 필요한 만큼 소리를 증폭시키고 ▲소리의 되울림을 줄이며 ▲주변 소음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해 어음 분별력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보청기 피팅(최적화 작업)을 통해 적절한 소리를 들고 구분할 수 있게 훈련하면 자신에게 적절한 상태로 보청기를 이용할 수 있다. 고도 난청의 경우, 듣는 훈련을 하는 언어치료를 병행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적극적인 보청기 재활은 일상생활 회복에 큰 도움을 준다 ./신지호 기자

-치료도 재활도 어렵게 느껴진다. 예방할 수는 없나?
소음성 난청의 경우, 드럼이나 꽹과리 등 큰 소리를 듣지 않는 노력으로 예방할 수 있다. 청력이 좋지 않은 사람에겐 큰 소음이 큰 트라우마를 남겨 돌발성 난청을 유발한다. 돌발성 난청은 갑자기 청력을 잃는 것이다. 뇌는 3분만 피가 안 통해도 사람이 죽는데, 달팽이관도 마찬가지다. 큰 소음 때문에 달팽이관 조직에 3분만 피가 안 통해도 청력을 잃을 수 있다.

또한 중이염처럼 전음성 난청의 원인이 되는 질환은 빨리 치료하고,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이독성 약물, 환경을 피하고 청력이 나빠지지 않게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노화로 인해 생기는 난청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난청은 예방책이 특별하지 않다. 특히 신경성 난청은 특별한 예방책이 없다.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은 난청 예방법이다. 더불어 평소 대화를 할 때 말을 되물을 때가 잦은지 살펴보고, 놓친 발음이 있는 지 자주 살피면 난청을 빨리 알아차릴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난청은 유전적 영향이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다면, 남들보다 빨리 청력 검사를 받아보는 일도 난청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난청이 의심되거나 난청을 치료 중인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난청은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 상태가 유지되면 생각보다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사람에겐 일상, 가정, 사회, 직장 생활이 굉장히 중요한데, 난청이 있으면 이러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어렵다. 난청이 대인관계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재활을 해라. 또, 항상 주변인에게 말을 많이 걸고 사회에 참여해 들을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장선오 원장 프로필사진 위치

장선오 원장은
인공와우 이식, 이식형 보청기 등 수술이 필요한 난청 재활의 권위자다. 서울대병원 인공와우센터와 강북삼성병원 인공와우센터를 이끌면서 800건 이상(2017년 기준)의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했다. 2011년 중이 이식형 보청기를 국내 최초로 수술 성공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서울대 의대 이비인후과 주임교수, 서울대병원 소아이비인후과 분과장,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를 지냈다. 미국 커넥티컷 주립의대 청각연구실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대한두개저외과학회 회장, 대한청각학회 회장, 대한이과학회 회장,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8/28/20230828007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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