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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암 검진을 꼭 받으라고 하는 이유
BY 관리자2023.08.01 09: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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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건강검진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갑자기 암이 생긴 거죠? 건강검진이 소용없었던 것 아닌가요?” 암을 진료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더 빨리 진단하지 못 한 것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암을 조기 진단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것처럼 암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병입니다.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진 방법이 1943년 처음 나온 이후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이 많이 줄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부터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진을 시작했고, 발생률이 점점 감소하고 있습니다. 조기암의 비율은 높아지면서 사망률이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게 모든 암에 해당하는 얘기는 아닙니다. 1968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질병의 검진에 대한 원칙과 시행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는데, 이를 참고하면 일부 암만 검진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검진이 가능한 질병에 대한 조건을 아래와 같이 나열했습니다.

1) 그 질병이 중대한 보건 문제여야 함
2) 질병이 진단됐을 때 적절한 치료 방법이 있어야 함
3) 진단과 치료를 위한 설비가 갖추어져 있어야 함
4) 검사가 가능한 잠복기 또는 질병 초기의 단계가 있어야 함
5) 적절한 검사 방법이 있어야 함
6) 그 검사는 대중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검사여야 함
7) 질병의 자연경과가 알려져 있어야 함
8) 누구를 환자로 정의해 치료를 할 것인지에 대한 규정이 필요함
9) 검진 및 치료에 대한 비용이 전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지출과 관련해 경제적으로 균형을 이루어야 함
10) 검진은 한 번에 모두를 검사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프로세스여야 함

암은 중대한 보건 문제입니다. 암의 발생률은 점점 늘어가며, 사망의 중요한 이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건의료비에 많은 상당한 부분이 암과 관련한 비용이며, 다른 질병과 비교했을 때 의료비용도 큽니다. 그런데 나라마다 발생하는 암의 종류에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자궁경부암, 유방암을 검진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위암이 흔하지 않아 검진하지 않습니다. 이웃나라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나 미국, 유럽에서는 검사하지 않는 식도암, 비인두암에 대한 검진을 진행합니다.

암은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을 이용해 완치가 가능한 질병입니다. 조기에 진단될 경우 완치될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여기에서 암은 위에 말한 두 번째 조건에는 부합하는 질병입니다. 다만 암마다 질병의 진행하는 속도가 달라서 질병 초기 단계가 짧은 경우 검진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췌장암이 바로 이 문제로 인해 검진을 하지 않는 암에 해당합니다. 그러면 또 “검사를 자주 해서 조기에 진단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는데요. 췌장암을 진단하려면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검사입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야 할 만큼 췌장암의 발생빈도가 높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검진으로 얻는 이득과 손해를 비교했을 때 이득이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나라에서 해주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검사를 받으실 수도 있을 텐데, 이때는 얼마나 자주 검사를 해야 조기진단을 할 수 있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검사를 자주 받으면 CT의 경우 방사선 조사에 대한 부담이 있고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므로 검진을 받으라고 일반화해서 말을 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같은 암이라도 진행 속도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방암입니다. 유방암은 호르몬양성유방암, HER2양성 유방암, 삼중음성 유방암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호르몬양성유방암은 병의 진행이 느려서 검진을 통해서 조기진단이 되는 경우가 더 흔하지만, 나머지 두 종류의 유방암은 상대적으로 진행이 빨라서 조기진단이 어렵습니다. 지난 번 건강검진 때는 없었던 암이 순식간에 자랄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지금 제가 암 건강검진이 도움 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는 게 결코 아닙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검진을 잘 받기만 한다면 웬만한 암은 일찍 진단 받아 완치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검진을 잘 받으셔야 합니다. 여기에, 본인이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지 등을 따져 추가로 필요한 검사를 의사와 상의해 시행하면 됩니다.

코로나 유행 시기에 전 세계 사람들이 암 검진을 많이 받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암 진단율이 낮아지는 것이 많은 논문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암 진단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암의 발생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고려할 때 질병 자체가 줄어든 게 아니라 검진을 받지 않아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암 검진 감소로 진단이 지연되면서, 사망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학자들의 의견입니다.

암 검진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국가 암 검진 수검률은 2021년의 경우 55.1%로,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국가에서 나서서 검진을 해줄 정도의 검사들은 그 효과가 충분히, 많이 입증된 것들입니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암 검진을 잘 챙겨서 받으면 훨씬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실 것이라는 걸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7/31/20230731019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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